한달 동안 부정적 단어 쓰지 않기 경험 말이 바뀌니 감정도 바뀌다

한달 동안 부정적 단어 쓰지 않기 경험 말이 바뀌니 감정도 바뀌다에 대해 공유합니다.

제 말투가 어떤 색을 띠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입에서 무심히 흘러나온 단어들이 집 안의 분위기까지 가라앉히는 걸 느꼈습니다. 말은 금방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말이 남기는 감정의 흔적은 생각보다 오래 머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부정적 단어를 의식적으로 멀리해보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도전이 아니라 제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피고 싶었던 작은 실험이었습니다.

계기

어느 주말 오후, 큰딸이 수학 문제를 붙잡고 고민하다가 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저는 별생각 없이 어렵다는 말을 먼저 내뱉었습니다. 순간 큰딸의 얼굴이 조용히 굳어졌고, 그 표정을 보는데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제 의도와는 달리 아이에게 포기하라는 신호처럼 들렸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랜 하루를 마치고 지친 상태였지만, 그 표정이 제 마음을 눌렀습니다.

며칠 전 아내가 제 말투가 예전보다 단단해진 것 같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해준 순간도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큰딸의 표정을 보는 순간 그 말이 선명하게 돌아왔습니다. 마음속 피로가 쌓이면 말이 먼저 달라지고, 그 말이 다시 감정을 흔드는 고리를 저는 매일 지나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심리학회가 2023년에 발표한 정서 언어 연구에서 부정적 표현은 정서적 안정감에 영향을 주며,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감정의 흐름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운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흘려보냈는데, 지금에서야 그 문장이 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언어의 방향을 되돌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제 감정뿐 아니라 가족이 받는 기류까지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순간

도전을 시작한 첫날은 새삼스럽게 제 말이 얼마나 습관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입이 열리기 직전까지 부정적인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저는 그 순간마다 작게 숨을 고르며 말을 갈아 끼워야 했습니다. 말투를 바꾼다는 건 말의 선택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둘째아들이 장난감을 떨어뜨리고 울상인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던 날이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왜 그렇게 예민하냐고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말문이 열리기 직전에 잠시 멈추면서 감정이 한 번 흔들리고 멈추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표정이 금세 부드럽게 풀렸고, 저 역시 말 한마디에 제 감정의 무게가 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아내와의 대화에서도 부정적 표현 하나를 줄이는 게 얼마나 공기를 바꿀 수 있는지 여러 번 깨달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습관처럼 피곤하다는 말을 던졌던 시기였는데, 이제는 오늘 하루 길긴 했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된 것 같아라고 표현해보았습니다. 아내의 눈빛이 한결 따뜻하게 번졌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에 발표한 긍정 언어와 가족 정서 안정 연구에서 긍정적 표현이 가족 갈등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 변화를 우리 집에서도 경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말투에 생긴 빈틈이 어색했습니다. 부정적 단어를 뺀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갈팡질팡했고, 말수가 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빈틈을 새로운 말들이 하나둘 채워가기 시작했고 말의 결이 부드러워지니 제 마음도 거기에 맞춰 천천히 가라앉는 걸 느꼈습니다.

변화

한 달을 채울 즈음에는 제 안에서 여러 결들이 바뀌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상황이 틀어지면 바로 부정적인 말이 앞섰는데, 이제는 감정을 흘려보낼 작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말하기 전 제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큰딸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또렷했습니다. 아이가 실수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예전처럼 단정적인 말보다 기다려주는 표현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말투가 부드러워지니 딸도 더 편안하게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대화의 휘발성이 줄고 감정의 결이 더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둘째아들과의 갈등도 말투가 바뀌며 금방 해소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제가 부정적 표현을 덜 쓰자 아이 역시 감정을 더 빠르게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말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막내딸을 돌볼 때에는 더 섬세하게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보채거나 칭얼거리는 순간에도 예전처럼 피곤하다는 감정에 먼저 휘말리지 않고, 말의 힘을 빼니 아이의 반응도 부드럽게 이어졌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말보다 표정과 기류를 더 민감하게 읽기 때문에 말의 결이 바뀌면 제 표정과 호흡까지 달라지고, 그 변화가 아이에게 그대로 퍼지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자신에게 남은 변화가 컸습니다. 부정적인 단어를 줄이자 마음속에서 쌓이고 흩어지던 긴장감이 예전보다 빠르게 가라앉았고, 하루 끝에 남는 감정도 훨씬 가벼웠습니다. 말이 감정을 끌고 다닌다는 말이 이제는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니라 제 하루 곳곳에서 실감하는 사실로 다가왔습니다.

느낌

한 달 동안의 경험을 돌아보면 말투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는 작은 장치 같았습니다. 말이 부드러워지니 하루가 다르게 보였고, 감정이 다르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소리를 내는 순간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던 말이 실제로는 그날의 감정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거나 반대로 빛을 드리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족과의 시간도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사소한 갈등이 금방 풀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도 더 여유로워졌습니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가 하루의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며 말의 온도가 곧 마음의 온도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분은 일상에서 어떤 말이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드나요. 그리고 혹시 바꾸어보고 싶은 말투가 있다면, 그 변화를 어떤 순간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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