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 응답하는 연습 경험 계기, 순간, 변화, 느낌 마음을 열어 따뜻함을 주고받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칭찬을 받는 일은 참 묘했습니다. 기분이 좋아야 하는 순간인데도, 저는 늘 약간의 경직부터 찾아왔습니다. 누군가 제게 좋은 말을 해주면 마음 한쪽에는 고마움이 분명히 있었지만,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가끔 제가 반응을 흐릿하게 넘길 때 섭섭했다고 말하곤 했고, 아이들도 아빠는 칭찬을 들으면 무표정이 된다며 장난스럽게 놀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작은 장면들이 쌓이다 보니, 내 마음이 닫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계기
이 변화의 실마리는 어느 날 아침, 큰딸의 뜻밖의 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준비를 하던 아이가 불쑥 아빠가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고 말했는데, 그 한마디가 제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 말이 머릿속에서 오래 맴돌았습니다. 아이가 전한 그 따뜻함을 제가 제대로 받아주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뒤따랐고, 그것이 오래된 습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 가족 소통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발표한 연구를 보게 됐습니다. 긍정적 표현에 성실히 응답하는 행동이 가족 간 신뢰 구축에 분명한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자료가 제 마음을 한 번 더 흔들었습니다. 칭찬을 어렵게 여긴 제 버릇이 단지 성격 문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감정 방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제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막상 실천하려 하니 어색함이 먼저 따라왔습니다. 그러다 저녁에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내가 오늘 유난히 빠르다며 웃었고, 저는 평소처럼 대충 넘기려다 문득 멈췄습니다. 그 말이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지 천천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 담긴 가벼운 애정을 느껴보려 했습니다. 그러자 고맙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그 부드러운 기운이 스르르 올라오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바로 말했습니다. 응, 오늘은 손이 잘 움직이네. 고마워.
아내의 표정이 조금 풀어지며 따뜻해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 한구석이 촉촉해졌습니다. 닫혀 있던 문을 살짝 열어 바람을 들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작은 반응 하나로도 서로의 감정이 이어진다는 것을 그 순간 확실히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있을 때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둘째가 종이배를 접어 제게 보여주며 아빠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했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말이 그날은 유달리 크게 들렸습니다. 아이의 눈빛을 보면서 그 종이배를 천천히 바라보고, 멋지다고 말하자 둘째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습니다. 아이의 감정이 제 반응 하나에 크게 움직인다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칭찬을 바로 받으면 가벼워 보인다는 속설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는 근거가 없다는 사실도 찾게 됐습니다. 한국심리학회 자료에서도 긍정적 표현에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태도가 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고 명확히 밝혀져 있었습니다.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바로잡힌 순간이었습니다.
변화
며칠간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마음의 결이 어느 순간 달라져 있었습니다. 칭찬을 들으면 예전엔 긴장이 먼저 찾아왔는데, 이제는 말에 담긴 온기가 먼저 와닿았습니다. 민망함보다 따뜻함이 앞서는 변화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의 반응도 함께 달라졌습니다. 큰딸은 예전보다 이야기를 더 자연스럽게 건넸고, 둘째는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다며 자주 다가왔습니다. 막내딸도 칭찬을 들으면 수줍게 웃으면서도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 더 자주 보였습니다. 집 안 분위기가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는 걸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 한마디와 표정 하나가 서로에게 닿는 방식이 조금씩 안정되고 따뜻해졌고, 그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집 안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느낌
칭찬에 답하는 일은 단순히 말 몇 개를 주고받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을 여는 연습이었고, 서로의 온도가 스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은 누군가가 전하는 작은 칭찬도 오래 머물며 하루를 부드럽게 덮어주는 느낌이 듭니다.
아내의 말 한마디,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사소한 칭찬까지도 예전보다 더 깊게 와닿습니다. 따뜻함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작은 균열 사이에서도 스며들 수 있는지, 그 경험을 통해 천천히 알게 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칭찬을 들으면 어떤 마음이 먼저 올라오시나요? 혹시 저처럼 어색함부터 느끼셨던 순간이 있었나요? 당신의 경험도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