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그림 메모 경험 계기, 순간, 변화, 느낌 감정을 기록하는 또 다른 방법

하루 한 장 그림 메모 경험 계기, 순간, 변화, 느낌 감정을 기록하는 또 다른 방법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이 글은 제가 하루 한 장 그림 메모를 꾸준히 하며 겪은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낙서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감정을 비추는 창이 되었죠.
종이 위에 흘러간 선과 색이 그날의 제 마음을 대신해주었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도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말처럼, 그림은 제 일상 속에 스며든 가장 조용한 치유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계기

시작은 참 사소했습니다.
퇴근 후 식탁 위에 놓인 막내의 색연필을 무심코 바라보다가, 문득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와 복잡한 생각을 어떻게든 꺼내고 싶었던 순간이었죠.
종이 한 장을 꺼내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고, 그 안에 흐릿한 얼굴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 단순한 그림이 이상하리만큼 제 마음을 닮아 있었습니다.
그림이 완성되자, 머릿속이 잠시 고요해졌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내가 잊고 있던 감정들이 손끝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는 걸요.

그날 이후 저는 하루에 한 장씩 그림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규칙도 없고 주제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날의 기분이 어떤 색인지, 어떤 형태로 표현될지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복잡하던 생각도 자연스레 정리되었습니다.
한국미술치료학회에서는 감정 표현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는 행위가 자기 인식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그 이론을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몸으로 느끼고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처음엔 가족들도 장난처럼 여겼습니다.
큰딸은 아빠 오늘 그림 왜 이렇게 어두워요? 하고 웃었고, 둘째는 색연필을 들고 옆에서 함께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그림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가족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이후부터 매일 밤 잠들기 전, 하루의 마지막을 그림 한 장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순간

하루가 끝나면 조용히 거실 조명을 낮추고 앉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하나씩 떠올리며 연필을 듭니다.
좋은 일이 있었던 날엔 부드럽고 밝은 색이 자연스럽게 손끝에서 흘러나왔고, 피곤한 날엔 짙고 무거운 색이 종이 위를 덮었습니다.
감정이 복잡한 날엔 선이 꼬이고, 마음이 차분할 땐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졌습니다.
그림은 말보다 솔직했고, 생각보다 정직했습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내 안의 소음이 조금은 잦아드는 걸 느꼈습니다.

어느 날은 아내가 제 그림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건 어떤 뜻이냐며 고개를 기울였죠.
그날은 회사에서 힘든 일이 많아 회색빛 선이 가득한 그림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웃으며 마음이 좀 복잡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제 옆에 앉아 초록색 점 하나를 찍었습니다.
그 작은 색 하나가 이상하리만큼 따뜻했습니다.
그날의 그림은 두 사람의 하루를 함께 담은 기록이 되었죠.
그림은 그렇게, 말보다 느린 속도로 우리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한편 인터넷에서 그림 일기는 어린이에게나 어울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감정은 나이에 상관없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은 각자 다를 뿐입니다.
최근 심리치료 연구에서도 성인의 감정 표현 활동이 불안 완화와 자기 이해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림은 결코 가벼운 놀이가 아니라, 내면을 정돈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방식이었습니다.

변화

그림 메모를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마음의 변화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예전엔 하루가 힘들면 감정이 그대로 쌓여버렸지만, 이제는 종이 위에 그려내는 순간 조금씩 비워졌습니다.
그림 속에 감정이 담기면, 그 무게가 제 안에서 가벼워졌습니다.
마치 종이가 제 마음의 하얀 벽이 되어, 그 위에 하루의 흔적을 옮겨놓는 듯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오직 지금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이 저를 숨 쉬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큰딸은 친구와의 일을 색으로 표현했고, 둘째는 기분이 나쁜 날 검은 선을 거칠게 그렸습니다.
막내는 그 옆에서 웃는 얼굴만 그려놓곤 했죠.
그림은 어느새 가족의 일기장이 되었고, 각자의 하루가 색과 모양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서로의 그림을 보여주며 오늘은 어떤 색이야? 하고 묻는 시간이 가족의 대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림 속에는 웃음도, 위로도, 서로에 대한 이해도 담겨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단순한 손의 움직임이 아니라 마음을 정돈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색을 고르고 선을 그을 때마다 머릿속의 소음이 사라졌고, 마음은 조금 더 투명해졌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마음을 비워내는 습관이 생기니, 예전보다 잠도 깊어졌습니다.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제 일상을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느낌

그림 메모를 통해 깨달은 건 감정은 말보다 선명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루의 감정을 색으로 남기면, 그 안에 담긴 진심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림은 제게 하루의 쉼표이자,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하루를 마칠 때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듭니다.
그 시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최근 대한심리상담학회에서도 꾸준한 감정 표현이 자기 인식 능력과 정서적 회복에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그림 메모는 단순한 취미처럼 보이지만, 제 안의 불안을 다독이고 생각을 정리하는 하나의 연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종이 위의 작은 선 하나, 색 하나에도 그날의 온도가 묻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그날의 저를 가장 솔직하게 마주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 감정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은 어떤 색이었을까요?
감정을 말로 꺼내기 어렵다면, 선 하나라도 그려보세요.
생각보다 그 안에 당신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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