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만 되면 편의점에서 레드불을 하나씩 사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캔은 생각보다 작은데 가격은 일반 탄산음료보다 비싼 편이라서 오히려 “그냥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다 밤늦게까지 할 일이 많았던 날 호기심에 한 캔을 사봤습니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갑자기 힘이 솟는 느낌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래도 마시고 나니 오히려 다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이 작은 캔이 어떻게 전 세계에서 유명한 에너지음료가 됐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예상과 다른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저는 레드불을 유럽에서 처음 개발한 음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출발점은 태국이었습니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음료를 처음부터 만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던 현지 음료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장에 맞춰 다시 만든 것이 지금의 레드불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태국에서 시작
레드불의 뿌리는 태국에서 판매되던 크라팅댕이라는 음료입니다. 지금 우리가 편의점에서 보는 레드불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탄산이 거의 없는 달고 진한 음료였고, 장거리 운전기사나 몸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피곤할 때 즐겨 마시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음료를 눈여겨본 사람이 오스트리아 출신 사업가 디트리히 마테시츠였습니다. 태국 출장 중 시차로 피곤했던 그는 현지에서 크라팅댕을 접했고, 이 제품을 유럽에서도 팔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보통이라면 여행지에서 괜찮은 음료 하나를 발견한 정도로 끝났을 텐데 그는 아예 사업 기회로 바라봤습니다. 이미 좋은 제품이 있어도 다른 시장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그곳 사람들에게 맞는 형태로 바꾸면 전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성공한 제품이라고 해서 꼭 세상에 없던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드불의 시작은 새로운 발명이라기보다 숨어 있던 가능성을 발견한 데 가까웠습니다.
제품을 바꾸다
크라팅댕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대로 유럽에 가져가 팔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선택이 지금의 레드불을 만든 중요한 차이라고 느꼈습니다. 태국에서 잘 팔리는 맛과 유럽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맛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음료를 바탕으로 맛을 조정하고 탄산을 더했습니다. 포장도 지금처럼 길고 날씬한 캔으로 만들었습니다. 슈퍼마켓에 수많은 음료가 놓여 있어도 한눈에 구분될 수 있는 모습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회사가 만들어진 뒤 곧바로 제품을 내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조법과 포장,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지를 준비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천구백팔십칠년 오스트리아에서 현재 레드불의 출발점이 되는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보면서 좋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다고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실제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제품 자체를 계속 손보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결국 레드불은 원래 제품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시 만든 음료였습니다.
새 시장을 만들다
자료를 보면서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은 왜 레드불을 단순한 탄산음료가 아니라 에너지음료라고 부르게 됐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편의점에 여러 종류의 에너지음료가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익숙한 상품군이 아니었습니다.
레드불은 카페인과 타우린, 비타민 비군 등이 들어 있는 음료를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과 연결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백오십밀리리터 제품의 경우 카페인이 육십이점오밀리그램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탄산음료처럼 단순히 목이 마를 때 마시는 음료보다는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활동할 때 찾는 음료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음료와 같은 자리에서 경쟁하기보다 아예 새로운 선택 이유를 만든 셈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레드불의 성공에서 상당히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음료의 성분만 바꾼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언제 이 음료를 떠올려야 하는지까지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힘
레드불을 조사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마케팅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레드불 광고보다 자동차 경기나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로고를 더 많이 봤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스포츠 후원을 많이 하는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자체가 브랜드 전략이었습니다.
레드불은 자동차 경주, 자전거, 비행, 스카이다이빙처럼 도전적이고 빠른 스포츠와 브랜드를 계속 연결했습니다. 그래서 음료 맛을 몰라도 로고만 보면 속도와 도전, 활동적인 느낌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레드불을 제대로 마셔보기 훨씬 전부터 로고는 알고 있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제품을 봤을 때 낯설지 않았던 이유도 이런 노출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레드불 공식 자료를 보면 이천이십오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백삼십구억 캔 이상이 판매됐습니다. 작은 캔 하나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수많은 나라에서 팔린다는 숫자를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커서 조금 놀랐습니다.
결국 레드불의 강점은 음료만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레드불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장면과 기분을 떠올릴지까지 함께 만든 것이 지금의 브랜드를 만든 힘이라고 느꼈습니다.
마실 때 주의
저도 예전에 늦은 시간까지 해야 할 일이 있어 에너지음료를 마신 적이 있습니다. 마실 때는 잠이 덜 오는 것 같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일을 다 끝내고 누웠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오히려 더 피곤했습니다.
그때 “피로를 없애는 음료는 아니구나”라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에너지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잠깐 정신이 또렷하게 느껴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부족한 잠을 채워주는 것은 아닙니다.
늦은 시간에 마시거나 커피처럼 다른 카페인 음료와 계속 겹쳐 마시면 섭취량도 생각보다 쉽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카페인이 포함된 식품은 자신의 섭취량과 몸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은 피곤하다고 바로 에너지음료부터 찾기보다 얼마나 잤는지부터 생각합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적당히 마시는 편이 오히려 부담이 덜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하나. 레드불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나요?
현재의 레드불은 오스트리아에서 출시됐지만 아이디어의 뿌리는 태국에서 판매되던 크라팅댕이라는 음료입니다.
둘. 레드불이 크라팅댕과 완전히 같은 음료인가요?
아닙니다.
기존 음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뒤 유럽 시장에 맞게 맛과 탄산, 포장 등을 조정했습니다.
셋. 레드불은 언제 처음 판매됐나요?
회사 설립 후 제품과 브랜드를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 천구백팔십칠년 오스트리아에서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넷. 왜 에너지음료라고 하나요?
카페인과 타우린, 비타민 비군 등이 들어 있으며 일반 탄산음료와 달리 활동이나 집중이 필요한 상황을 겨냥한 음료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다섯. 마시면 피로가 완전히 사라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카페인 때문에 일시적으로 덜 졸리게 느낄 수 있지만 부족한 수면이나 휴식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여섯. 레드불은 왜 스포츠를 많이 후원하나요?
도전적이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전략이 레드불을 기억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무리글
처음에는 작은 캔 하나가 왜 이렇게 유명한지가 궁금했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답은 단순히 카페인이나 맛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태국에서 가능성 있는 음료를 발견했고, 새로운 소비자에게 맞게 다시 만들었으며, 에너지음료라는 새로운 시장과 강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함께 키웠습니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레드불을 보면 예전과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명하지 않아도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바꾸면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가 먼저 떠오릅니다.
다만 직접 마실 때는 유명세와 별개로 카페인 음료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곤하다면 먼저 쉬는 것이 우선이고, 에너지음료가 필요하다면 다른 카페인 섭취량까지 확인하면서 적당히 마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