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윈도우 제국을 만들었을까, 성공을 만든 5가지 결정

컴퓨터를 처음 배웠을 때 윈도우가 왜 깔려 있는지 궁금해한 적은 없었습니다. 전원을 켜면 윈도우가 나오고 시작 단추를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한동안은 윈도우와 컴퓨터를 거의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는 여러 곳인데 왜 운영체제는 윈도우가 이렇게 강할까. 처음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압도적으로 좋은 제품을 먼저 만들어 시장을 차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를 찾아보니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짜 강점은 기회를 잡은 뒤 그 기회를 계속 커지는 구조로 만들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운영체제를 공급하고, 컴퓨터 제조사를 끌어들이고, 사용자가 늘자 프로그램 개발자가 따라왔습니다. 여기에 사무용 프로그램까지 자리 잡으면서 윈도우를 떠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첫 기회를 잡다

윈도우 제국의 시작을 이야기하려면 윈도우보다 먼저 도스를 봐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결정적인 기회 중 하나가 아이비엠의 개인용 컴퓨터였습니다.

아이비엠은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할 운영체제가 필요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회를 잡았습니다. 운영체제를 확보해 공급하면서 천구백팔십일년 마이크로소프트 도스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사건의 법원 기록에서도 아이비엠 개인용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가 채택된 이후 도스가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간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처음 알았을 때 꽤 의외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를 직접 만들어 시장을 차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회사가 컴퓨터를 만들어도 그 안에서 자신의 운영체제가 돌아가면 됐습니다.

컴퓨터 한 종류를 성공시키는 것보다 여러 제조사의 컴퓨터에 들어가는 길을 선택한 셈입니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커질수록 마이크로소프트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고, 훗날 윈도우가 퍼질 수 있는 넓은 바닥도 이때부터 만들어졌습니다.

윈도우로 바꾸다

도스의 성공에만 머물렀다면 지금과 같은 윈도우 제국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겁니다. 도스는 명령을 글자로 입력하는 방식이라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천구백팔십오년 윈도우를 내놓으며 방향을 바꿨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창과 그림을 마우스로 선택하는 방식이 점점 중요해졌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완성된 모습은 아니었지만 일반인도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저도 이 차이를 떠올려보니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컴퓨터를 처음 켰는데 명령어부터 외워야 했다면 꽤 답답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폴더 그림을 누르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실행하는 방식은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천구백구십오년에 나온 윈도우 구십오는 시작 단추와 작업 표시줄 같은 익숙한 사용법을 널리 퍼뜨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확보한 시장 위에 쉬운 사용법을 더하면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사용자까지 끌어들였습니다.

컴퓨터를 선점하다

윈도우가 널리 퍼진 데는 새 컴퓨터에 미리 설치되어 판매되는 방식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리 여러 운영체제가 있어도 컴퓨터를 켜자마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대부분은 굳이 다른 것을 찾아 설치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새 컴퓨터를 살 때마다 운영체제를 처음부터 비교했던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컴퓨터를 고른 다음 윈도우를 설정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필요한 프로그램까지 잘 돌아가는데 다른 운영체제를 알아보고 새로 적응할 이유도 크지 않았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당시 법원 자료에서도 컴퓨터 제조사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사용권을 받아 새 컴퓨터에 윈도우를 미리 설치해 판매하는 방식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컴퓨터가 한 대 팔릴 때마다 윈도우 사용자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힘이 더 분명해집니다. 좋은 운영체제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새 컴퓨터를 처음 켜는 순간부터 윈도우를 만나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어디에서 처음 접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프로그램이 모이다

윈도우가 오래 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운영체제가 아무리 좋아도 내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쓸 수 없다면 매일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윈도우 사용자가 많아지자 개발자들도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우선 만들 이유가 생겼습니다. 프로그램이 많아지니 소비자는 다시 윈도우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문서 작성과 표 계산, 발표 자료 제작 등에 쓰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무 프로그램까지 널리 이용되면서 회사와 학교에서도 윈도우 환경이 더욱 익숙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그렇게 강력한 이유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쓰는 프로그램이 새로운 운영체제에서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바로 이해됐습니다. 운영체제가 조금 더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업무 프로그램과 사용 습관을 모두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사건에서도 많은 윈도우용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점을 경쟁사가 넘어야 할 중요한 장벽으로 봤습니다. 사용자가 개발자를 부르고 개발자가 다시 사용자를 불러들이면서 윈도우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하나의 생태계가 됐습니다.

인터넷을 만나다

윈도우가 워낙 강했으니 마이크로소프트에 두려울 것이 없었을 것 같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새로운 위협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반드시 윈도우에 묶여 있어야 할 이유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웹브라우저처럼 여러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성장하면 사용자는 운영체제보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사건에서도 웹브라우저와 자바 같은 기술이 기존 윈도우의 프로그램 장벽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좋은 기회이기만 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커질수록 사람들이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에 덜 의존하게 될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웹브라우저 경쟁은 프로그램 하나의 점유율을 놓고 벌인 싸움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도 윈도우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걸린 문제였고, 이 과정은 결국 거대한 반독점 논란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독점 논란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를 성공 이야기로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시장을 크게 만든 것과 그렇게 얻은 힘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천구백구십년대 윈도우의 영향력은 상당했습니다. 미국 법원이 당시 인텔 계열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살펴본 자료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이 구십 퍼센트를 넘는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경쟁사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위치였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는 대규모 반독점 소송이 벌어졌습니다. 법원은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했고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일부 행동도 문제가 됐습니다.

여기까지 찾아보고 나니 윈도우 제국이라는 표현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뛰어난 사업 판단으로 만들어낸 성공인 동시에 한 회사의 힘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어떤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이크로소프트는 처음부터 윈도우로 성공했나요?
아닙니다. 윈도우 이전에 도스를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로 공급하면서 시장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비엠은 왜 중요했나요?
아이비엠 개인용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가 사용되면서 개인용 컴퓨터 시장으로 빠르게 들어갈 중요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윈도우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쉬운 사용법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컴퓨터 제조사를 통한 보급, 많은 사용자와 프로그램, 사무 프로그램 등이 서로 영향을 주며 시장을 키웠습니다.

다른 운영체제는 왜 따라잡기 어려웠나요?
윈도우 사용자가 이미 많았고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운영체제는 사용자와 개발자를 동시에 끌어모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무 프로그램도 도움이 됐나요?
그렇습니다. 문서 작성과 표 계산, 발표 자료 제작 등 실제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널리 사용되면서 회사와 학교에서 윈도우 환경을 계속 이용할 이유가 커졌습니다.

인터넷은 왜 위협이었나요?
웹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특정 운영체제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윈도우의 기존 강점을 약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불법으로 성공한 건가요?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초기 성장에는 제품과 사업 전략, 제조사와 개발자 생태계 등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만 시장 지배력이 커진 이후 일부 경쟁 제한 행동이 미국의 반독점 사건에서 법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마무리글

처음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좋은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윈도우 제국을 만들었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나씩 찾아보고 나니 제품 하나의 승리라기보다 여러 선택이 연결된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아이비엠을 통해 운영체제 시장에 자리를 잡고, 윈도우를 사용하기 쉽게 발전시키고, 새 컴퓨터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용자가 늘자 프로그램 개발자가 모였고 사무 프로그램까지 널리 쓰이면서 회사와 학교에서도 윈도우를 떠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를 볼 때는 세 가지만 기억해도 흐름이 잘 보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자리를 차지하고, 사용자가 떠나기 어려운 생태계를 만든 것입니다. 다만 시장에서 너무 강해진 뒤에는 독점 논란과 정부 규제도 따라왔습니다.

윈도우의 역사는 기술 기업이 어떻게 시장의 표준이 되는지뿐 아니라 그 힘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도 함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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