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에프씨에 갈 때마다 별생각 없이 치킨만 주문했는데 어느 날 간판에 있는 흰 수염 할아버지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치킨 가게가 어떻게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알아보는 브랜드가 됐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치킨 맛이 좋아서 성공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해 가맹점을 늘리고, 창업자의 얼굴을 상징으로 만들고, 해외에서는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까지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비교적 늦은 나이에 직접 자신의 조리법을 알리러 다녔던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케이에프씨가 세계 브랜드가 된 것은 한 번의 대박보다 이런 선택들이 하나씩 쌓인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작은 식당의 시작
케이에프씨의 출발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처음부터 세계적인 치킨 회사를 만들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샌더스는 미국 켄터키주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여러 음식 가운데 닭요리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지금의 케이에프씨로 이어질 씨앗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거대한 사업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손님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닭을 제대로 조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행 중 잠깐 들른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샌더스는 맛을 유지하면서 조리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했고 압력을 이용한 조리 방식과 독특한 향신료 배합을 발전시켰습니다.
결국 케이에프씨의 시작은 특별한 광고가 아니라 손님이 좋아하는 음식에서 불편한 점을 찾아 하나씩 고치는 과정이었습니다. 세계 브랜드의 첫걸음도 결국 눈앞의 손님을 만족시키는 일이었던 셈입니다.
가맹점의 힘
케이에프씨가 크게 성장한 결정적인 이유는 맛있는 치킨을 한 가게에서만 팔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가맹점 구조를 만든 것이 성장의 속도를 바꿨습니다.
케이에프씨의 첫 가맹점은 천구백오십이년 미국 유타주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샌더스는 직접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조리법을 알렸습니다. 이미 젊은 나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저는 이 대목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의 거대한 회사를 보면 처음부터 탄탄대로였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직접 식당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치킨을 소개해야 했던 것입니다.
가맹점의 원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본사가 모든 가게를 직접 만드는 대신 다른 사업자가 정해진 방식과 이름을 사용해 매장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한 사람이 가게를 하나씩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지역을 넓힐 수 있습니다.
결국 케이에프씨를 세계로 퍼뜨린 것은 치킨 조리법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맛을 다른 사람이 다른 도시에서도 반복할 수 있게 만든 구조가 있었습니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과 그 상품을 널리 퍼뜨릴 방법을 만드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할아버지의 얼굴
케이에프씨의 또 다른 힘은 누구나 기억하기 쉬운 얼굴에 있습니다. 흰 머리와 수염, 안경을 쓴 할아버지는 실제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입니다. 저는 어릴 때만 해도 실제 사람인 줄 모르고 광고를 위해 만든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샌더스는 흰색 정장과 검은색 끈 모양 넥타이를 착용한 독특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이 모습은 자연스럽게 케이에프씨를 상징하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세계 시장에서는 이런 상징이 꽤 강합니다.
글자를 읽지 못해도 얼굴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케이에프씨 간판을 보면 이 효과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주변 글자를 읽기 어려워도 익숙한 할아버지 얼굴 하나만으로 어떤 가게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그 얼굴을 발견하면 묘하게 반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국 케이에프씨는 창업자를 회사 역사 속에만 남겨두지 않고 브랜드의 얼굴로 만들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샌더스의 얼굴이 사용된다는 사실만 봐도 기억하기 쉬운 상징 하나가 브랜드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계로 나가다
케이에프씨가 미국에서만 유명했다면 지금처럼 세계 브랜드라고 부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중요한 변화는 미국에서 성공한 뒤 해외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입니다.
실제 규모를 찾아보고는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케이에프씨는 이천이십사년 전 세계 매장이 삼만 곳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동네에서 흔히 보던 치킨 가게라고 생각했는데 숫자로 확인하니 세계 브랜드라는 말이 확실히 와닿았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팔던 음식을 모든 나라에 그대로 가져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입니다. 치킨이라는 중심은 유지하면서 죽이나 전병, 쌀을 활용한 음식처럼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한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케이에프씨인데 나라별로 메뉴가 다른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생각해보면 이것이 해외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습니다.
결국 세계 진출은 매장을 많이 여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지역의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식사하는지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미국 음식점에서 현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화의 힘
케이에프씨가 오랫동안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하나 더 꼽는다면 바꿀 것과 지킬 것을 구분했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을 미국식으로 유지하면 현지 소비자에게 낯설 수 있고, 반대로 전부 바꿔버리면 케이에프씨만의 특징이 사라집니다.
해외에서 직접 케이에프씨 메뉴판을 보면 이 차이가 꽤 재미있습니다. 익숙한 치킨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메뉴도 있습니다. 처음 보는 메뉴를 발견하면 같은 브랜드가 맞나 싶어 메뉴판을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하지만 샌더스의 얼굴과 대표적인 치킨처럼 케이에프씨를 알아보게 만드는 중심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소비자는 익숙한 브랜드라는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나라에서 친숙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균형이 중요했습니다.
결국 케이에프씨의 현지화는 정체성을 버리고 지역에 맞춘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남기고 소비자의 생활에 맞춰야 하는 것은 과감하게 바꿨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동네에서 편하게 찾는 음식점이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케이에프씨를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요?
할랜드 샌더스입니다. 미국 켄터키주에서 여행객에게 음식을 제공하던 사업과 그가 발전시킨 닭요리 조리법이 출발점이 됐습니다.
첫 가맹점은 언제 생겼나요?
천구백오십이년 미국 유타주에서 첫 가맹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가맹점 방식이 브랜드를 빠르게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치킨만 판매했나요?
아닙니다. 처음에는 여러 음식을 제공했고 그중 닭요리가 특히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대표 상품으로 발전했습니다.
왜 할아버지 얼굴이 간판에 있나요?
실제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의 모습입니다. 오랫동안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사용되면서 지금도 케이에프씨를 알아보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나라마다 메뉴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라별로 좋아하는 맛과 식사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치킨과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일부 음식은 현지 소비자에게 맞게 바꿉니다.
현재 매장은 얼마나 많나요?
케이에프씨는 이천이십사년 전 세계 매장이 삼만 곳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한 브랜드의 현재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마무리글
케이에프씨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처음부터 세계적인 기업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작은 식당에서 손님들이 좋아하는 닭요리를 발전시켰고, 천구백오십이년 첫 가맹점을 시작으로 다른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샌더스라는 잊기 어려운 얼굴을 브랜드의 상징으로 남겼고 해외에서는 미국 방식만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치킨과 브랜드 이미지는 지키면서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과 식사 습관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이천이십사년에는 세계 매장이 삼만 곳을 넘어설 만큼 성장했습니다.
결국 케이에프씨가 세계 브랜드가 된 과정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고, 다른 곳에서도 같은 경험을 제공할 구조를 만들고, 기억할 만한 상징을 남기고,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현지에 맞게 변화한 것입니다.
다음에 케이에프씨에 가게 된다면 치킨을 기다리는 동안 간판의 샌더스 얼굴과 메뉴판을 한번 살펴보세요. 평범하게 보였던 치킨 가게 안에 작은 식당에서 세계 삼만 개가 넘는 매장으로 이어진 성장 과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